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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6.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page 01. 좋아서 하는 사회복지/chapter 03. 사회복지에 대한 생각 2021. 3. 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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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ue. 어떻게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선생님은 어떻게 사회복지를 하게 되셨나요?"

     

    대학교 4학년 때, 실습생이었던 내가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세요'라고 이야기를 꺼냈던 슈퍼바이저에게 꺼냈던 질문이었다. 슈퍼바이저는 나를 보며 '뭐, 이런 질문은 하는 놈이 다있어?'라는 표정을 보여주었고(물론 이건 내 생각이다), 나 또한 멀뚱멀뚱 그 슈퍼바이저를 보았다. 아쉽게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 자리에서 듣지 못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실습 평가회 후 식사자리에서 들었던 것 같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나도 실습생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감사하게도 실습이 끝난 후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 학업에 대한 방향, 사회복지사 1급 공부 등을 물어보는 실습생들이 종종 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위의 질문을 받곤 한다.

     

    "선생님은 어떻게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page 1. 평범한 것이 곧 특별한 것이다

     

    "저는 재미있어 보여서 사회복지를 시작했어요"

     

    나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재미있어 보여서!' 이렇게 대답을 하면 다들 의아한 반응을 보인다.

    "왜요?" 라고 내가 학생들에게 다시 묻는다. 그러면 학생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그냥 선생님은 무언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았어요"

     

    많은 학생들이 드라마틱한 내용을 기대하는 것 같다. 마치 사회복지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드라마 같은 기적 같은 이야기가 담겨야만 할 것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야 이력서 뒷면에 들어갈 자기소개서에 강한 임팩트를 줄 것만 같아서랄까?!

     

    "그럼 선생님(학생)은 어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흠~ 클라이언트의 편에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요"

    "그러면 어떻게 공감하고 이해할 건데요?"

    "................"

     

    "그러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지 계획은 있어요?"

    "아니요, 분야가 다양해서 고민중이에요"

    "그러면 하고 싶은걸 먼저 찾아봐요"

     

    안타깝지만 실제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곤 한다.

    분야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학생,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학생, 나와 맞는 분야가 아동인지, 노인인지, 장애인인지 모르겠다는 학생. 그리고 나와의 만남을 통해 어디로 가면 좋을지 길을 찾고자 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OO학생을 잘 몰라요. 그리고 솔직히 저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OO학생을 가장 잘 아는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본인일거에요"

    "두려워 하지말고 봉사활동이든, 실습이든, 아니면 기관방문이든 일단 해봐요"

    "그러면 재미있어 보이는게 나오지 않을까요?"

     

    많은 학생들이 특별한 동기, 특별한 계기, 특별한 스토리를 자신의 것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 같다. 가장 특별한 것은 평범함 속에 있는데!!!

     

     

    page 2. 안 맞으면 내가 맞춰나가거나, 아니면 나가거나!!

     

    "우리 복지관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가까워서요"

    ------------------------------------------------------

    "OO 복지관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하지만 면접을 하면서 그리고 분위기를 보면서

    몇 가지 물음표가 떠올랐어요.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습니다"

     

    위의 글은 내가 첫 직장 최종 면접 때 면접관의 질문과 답변,

    아래 글은 세 번째로 이직한 직장에서 전직원에게 인사하는 시간에 했던 인사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네 번의 이직을 했다. 모두 복지관에서 복지관으로의 이직이었지만, 나는 뒷 말이 나오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굉장히 당돌하고, 한 편으로는 건방져 보이기도 한다(ㅋㅋㅋ).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나에게 100% 맞는 직장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나를 100% 이해하고 배려해줄 직장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아동이 저랑 딱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어르신쪽에서 활동하고 싶어서 과목도 그 쪽으로 맞춰 들었거든요' 실제로 면접 때 이런 뉘앙스로 말하고 합격한 직원들이 현장에서 번아웃되어 퇴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게된다.

     

    일이 맞으면 직원이 안맞거나, 직원이 맞으면 환경이 안맞거나, 환경은 너무 좋은데 나를 힘들게 하는 클라이언트가 있거나... 사회복지 현장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는 찾다보면 끝도 없이 나온다. 대상자에 나를 맞추고, 다른 직원에 나를 맞추고, 상황에 나를 맞출 수 있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일과 관계에 흥미를 가져야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그게 아니라면, 나가는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page 3. 사회복지의 동기는 앞으로 그려갈 이야기의 시작일뿐!!

     

    사회복지에 대한 동기는 앞으로 사회복지사로서 그려갈 나의 이야기에 시작점일뿐이라 생각한다. 물론 드라마틱하고 멋진 동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동기는 말 그대로 영화나 드라마에 담길 때가 멋있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모두가 다양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기가 앞으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군대에서 군종병으로 관심병사를 상담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고, 그 과정 가운데 관심병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보람을 느껴 사회복지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복지가 재미있어 보여서 수능을 다시보고 대학교에 입학했다.

     

    학부시절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조사론에서 C를 받은게 너무도 분해 '미친듯이 파서 나에게 C를 준 걸 후회하게 만들겠어'라는 미친생각으로 책을 파며 공부를 하다가 통계에 흥미를 느껴 공부를 하다보니, 학교와 유관기관의 조사연구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조사연구 분야에 역량이 있는 직원으로 평가받는 행운도 거머쥘 수 있었다.

     

    전혀 이어질 것 같지 않던 파편들이 현재까지 내가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 것이다. 사회복지 영역은 굉장히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드라마틱한 동기를 그리는데 에너지를 쏟다가 현장에서 소진되는 안타까운 일은 없으면 한다. 차라리 솔직하고 현실적인 동기가 현장에서 나를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소개서에 들어갈 멋있는 동기보다는 현장에서 진솔하고 열정있는 사회복지사로서의 모습이 더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고민과 걱정을 안고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 선생님들의 모습을 자주 보는 요즘, 고민과 걱정보다는 조금이라도 부딪혀 보는 용기를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현장에서 함께 일할 모습을 생각해본다. 모든 예비사회복지사 여러분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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